같은 성능, 저렴한 가격 ‘경제형 이앙기’ …AS 기간도 ‘확’ 늘렸네

농협, 경제형 이앙기 공급
디젤 6조식 2가지 모델 3월부터 총 400대 판매
가격 약 10% 낮춰…영농비↓ AS 기간 최장 40개월로 늘려 업체간 품질경쟁 촉진 기대
공급 모델 확대는 과제
농협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는 ‘경제형 이앙기’의 구체적인 판매계획이 나왔다. 경제형 이앙기는 일반 농기계업체가 생산하고 농협이 유통을 전담해 가격을 종전보다 약 10% 낮춘 농기계를 일컫는다. 농기계업체와 농협이 효율적으로 협업해 농민들의 농기자재 구입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구입 방식은=13일 농협경제지주는 경제형 이앙기 2가지 모델을 3월초부터 일선 지역농협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자체 농기계센터나 농기계은행을 운영하는 지역의 농협에서 이앙기를 구입할 수 있다. 공급하는 이앙기 모델은 디젤 6조식으로,
이번에 공급하는 이앙기 모델의 기능과 성능은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 국제종합기계의 <RGO 60>
농협경제지주 농기계팀 관계자는 “그동안 트랙터에만 적용했던 경쟁입찰 제도를 올해 처음으로 이앙기에도 도입해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농협 자체 물류센터에 기계를 보관하고 지역농협에 이앙기 하역비를 한대당 5만원씩 지급하는 등 농협에서 유통을 전담한 점도 공급가격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사후서비스(AS)는 지역농협 농기계센터 또는 각 업체의 도단위 지점에 의뢰해 받을 수 있다. 특히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이앙기는 주요 엔진부의 보증수리 기간이 24개월인 데 비해, 이번 경제형 이앙기는 34~40개월로 늘었다.
◆기대효과와 과제는=이번에 경제형 이앙기를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농민들은 같은 이앙기 모델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게 됐다. 경제형 이앙기는 일반 대리점들에 형성돼 있는 이앙기 판매가격과 견줘 30만~100만원(동일 모델 기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경제형 이앙기 선정과정에서 입찰가격과 함께 AS 기간, 업체의 평판 등을 동시에 고려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농협의 농기계 입찰에는 가격이 유일한 평가 요소였다.
국내 농기계업체의 한 관계자는 “당장 경제형 이앙기의 AS 기간이 늘어나면서 업체 입장에선 농기계 품질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가격 외에 국내 업체들의 품질경쟁을 유도해 국내 농기계에 대한 평판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과제도 있다. 우선 현재 공급하는 이앙기 모델이 한정적이다보니 농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농협 농기계센터는 일반 대리점보다 AS와 부품 조달 속도가 더딜 거란 인식도 극복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밖에 ‘경제형 이앙기’는 필수 기능만 갖춘 농협 전용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던 것인 만큼 이 취지를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른다.
농협 농기계팀 관계자는 “지난해 농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옵션을 갖춘 고급 기종을 저렴하게 공급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농협 유통망을 활용해 고급 사양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역시 ‘경제형’의 취지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공급 대상 이앙기 모델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